[DDS 여신전생2] 구약 여신전생2의 스토리 공략을 끝내며

 

 

 1990년에 발매된 RPG계의 이단아이자,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원점이 되는 작품이 바로 이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2입니다.

 

 

 최초의 시작은 물론 소설인 ‘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’, 그리고 그 세계관과 스토리를 잇는 패밀리 컴퓨터용 ‘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’ 이 됩니다. 여신전생 1편에서 3D던전 RPG로서, 또 악마와 대화 및 합체에 대한 기본 시스템은 구성되었습니다.

 

 그러나 이후 아틀라스에서 개발된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스토리, 기본적인 세계관은, 사실상 모두 그 2번째 작품인 여신전생2에서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. 암울한 세계관, 그리고 80년 후반에서 90년 초로 넘어가던 그 무렵에서는 생각하기조차 어려운 과감한 스토리 전개...

 

 

 

 현대적인 감각에서 본다면, 여신전생2의 스토리 전개는 매우 허점이 많고 대충 넘어가는 느낌이 드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. 캐릭터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회화 부분이 부실한 것도 사실이지요. 허나 그것은 초기 RPG 게임들의 전반적인 특징이었고, 또 당시에는 텍스트 하나도 용량 문제로 아껴야 했던 시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.

 

 

 

 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신전생2의 잘 찾아보면 그 스토리의 치밀한 설정을 느껴볼 수 있으며, 오히려 그러한 제한 상황 하에서도 매우 짜임새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. 그리고 당시 주류였던 드래곤퀘스트와 같은 일본식 RPG들과 근본부터 다른, 인류멸망과 같은 소재에다 민감한 종교적인 요소를 노골적으로 사용하며 에필로그까지 충격적인 스토리를 잇고 있습니다.

 

 오래된 여신전생 시리즈 팬들은 아직도 이 DDS 여신전생2편을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데 주저함을 보이지 않습니다. 물론 악마대화, 합체 시스템은 진여신전생1편에서 보다 세밀하게 되었고, 진여신전생2에서 스토리의 완성도와 과감함마저 뛰어 넘었습니다만, 아직 시리즈의 원점으로서, 여신전생의 틀을 잡은 이 여신전생2를 최고의 작품으로 칭하는 것입니다. 여신전생2가 세운 기초는 후에 녹턴까지도 그대로 이어지게 됩니다.

 

 

 아울러 여신전생2는 플레이어에게 스토리 전개에 대한 ‘선택’이라는 요소를 넣었습니다. 언뜻 보기엔 당시 RPG들과 다를 바 없는 외길 진행이지만, 군데군데 나오는 선택기에 의해 마지막 전투와 에필로그 부분의 스토리마저 바뀝니다. 전작의 나카지마처럼 어느 정도 캐릭터의 특성이 확립되어 있는 것도 아닌, ‘컴퓨터를 잘 다루는 남자’ 정도만으로 이루어진 몰개성한 주인공을 만들고, 선택기라는 요소도 넣어 스토리를 플레이어가 이끌어 나가게 함으로서, 주인공과 플레이어가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 주는 것이지요. 이런 주인공은 이후 진여신전생 시리즈 주인공들의 기본적인 특성으로 자리 잡습니다.

 

 

 여신전생의 원점을 느껴 보시고 싶은 분은, 꼭 한번 플레이해 보시기 바랍니다. 물론 무려 18년 전에 만들어진 게임이라 적응하기 힘든 것은 틀림없습니다. 최근 RPG들처럼 대사 양이 많아지면서 플레이어가 생각해 가면서 플레이하지 않아도 마치 영화처럼 모든 스토리를 다 알려주는 식도 아닙니다. 그러나 여신전생2는 그만큼 플레이어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, 그런 게임입니다.

 

 

 아, 마지막으로.

 

 난이도, 높습니다.

 전투보다도 길 찾기가.....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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